우리 삶의 주변에서 들려오는 흔한 소리들 중에서도 음악을 찾아내는 일은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다.
이런소리들은 음악이랄 수는 없지만 조금 튀는 소리, 그러면서도 왠지 끈끈한 사람사는 소리,
이것이 바로 “엇소리”다.
총 다섯 곡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첫 곡은 여럿이 일하는 중에 저도 모르게 흥얼 거리는 소리, 몸짓, 등을 담았다.
그러다가 가끔 다투고 소리도 지르지만 바로 다시 평정을 찾기도 하는 정경을 둘째곡에 담았다.
셋째곡은 겨울 밤 골목길에서 들려오는 야참파는 장사꾼 소리. 왠지 푸근하고도 정겨운 추억을 남긴나.
한편 주막에서는 술 한잔에 취기가 올라 어깨를 들썩이며 흥을 돋아 서로의 정을 나눈다.
그러다가 결국은 흩어져서 각자의 보금자리로 돌아가는 것으로 곡이 끝난다.
이번 연주에서는 첫번째 두번째 그리고 네번째곡으로 연주하려한다.
해금은 세계에서 농현과 미분음의 가능성을 가장 많이 가진 악기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러한 가능성을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 전통음악에 없는 다양한 소릿길과 반음들,
미분음들을 동원하여 이 곡을 만들었다.
그러다보니 중심을 잡아주는 악기가 필요해서 처음 이곡을 발표할 때는 그 역할을 아쟁에게 맡겼었다.
그러나 중심음을 길게 끄는 경우 외에는 아쟁 역시 해금과 마찬가지로
흐느적거리는 편이여서중심을 잡는 역할에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해금의 부분을 약간 손질하면서 동반하는 악기를 기타로 바꾸어 대폭 손질을 하였다.
‘혼불 V’ 는 최명희의 대하소설 <혼불> 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된 혼불 시리즈중의 5번째 작품으로
소설 <혼불> 제 5권 ‘아소 님하’ 에서 받은 미학적 이미지를 해금 협주곡으로 풀어냈다.
이 작품의 부제 ‘시김’은 음의 다양한 변화를 주는 기법인 ’시김새‘와 ’삭임‘ 또는 ‘씻김’ 이라는
두 가지의 의미를 가지며, 우리 민족의 삶 속에 맺혀 있던 ‘한’을 ‘신명’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그려 냈다.
또한 남도 판소리에서 파생된 계면조의 선율적 특성이 잘 드러나며, 잦은 길바꿈(조바꿈)을 통해
단조로움을 피하고 자유롭고 다채로운 소리의 길을 표현한다.
이번 연주에서는 해금 협주곡 혼불 V을 해금, 피아노 중주로 편곡하여 연주한다.
2003년 이후 두번째 작품 <소리그림자 2>는 우리 음악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서로 비춰보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졌다. 우리 전통악기 해금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오랜 악기로서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귀하다.
이에 비하면, 바이올린은 해금의 후손으로서 오랜 세월을 거처서 마침내 세계화에 도달한 악기라 하겠다.
다행히도 우리는 이 두 소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시점에 살고 있다.
이 두 소리의 어우러짐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것을 이루려는 것이 바로 내 소망이다.
과거의 귀중함이 이 시대에서 다시 살아나고, 이 현 시대와 함께 아름답에 어우러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